안녕하세요, 스포츠 선수 대상 불안, 슬럼프, 스트레스, 번아웃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터플리 심리상담 대표이사/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김병준 입니다.
스포츠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분야의 매력과 동시에 그 길이 쉽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스포츠 심리학은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선수들의 감정과 행동을 깊이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저의 스포츠 심리학자가 되기 위한 과정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이 분야에 길을 걷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필요한 조언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스포츠 심리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
스포츠 심리학자로서의 여정은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는 경찰대학을 목표로 삼았지만 고3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체육교육과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체육을 공부하면서 이 중 특히 사람의 행동과 심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스포츠 심리학을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으로 박사 과정을 유학 가는 기회도 얻게 되었습니다. 1995년, 스포츠 심리학에 대한 열정과 목표를 가지고 유학길에 오른 것은 제 커리어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4년간의 유학을 통해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그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박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7년간 시간 강사로 일하며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갔지만,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고 저는 묵묵히 제 연구와 논문을 써 나갔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목표의식을 갖고 나아간 덕분에, 마침내 인하대학교에서 교수로 임용되었고, 이후 기술력 및 연구 실적은 인정받아 FC 서울, NC 다이노스 등 다양한 스포츠 팀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과 멘탈 트레이닝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끈기와 인내심, 그리고 꾸준한 노력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였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결과, 2019년에 스포츠 심리학의 정석이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20여 년 동안 축적된 스포츠 심리학 연구와 실제 상담 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결과물로,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어떻게 분석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책은 스포츠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직장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 기술을 제시하며,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전공 서적으로 활용하는 등 이 분야의 이정표로 자리 잡았습니다.
2. 스포츠 심리학자가 되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
스포츠 심리학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첫 번째 조언은 인내와 꾸준함입니다. 스포츠 심리학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일이 아닙니다. 선수의 심리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 변화가 실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이끌어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립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경기 성과에 몰두하기 보다는 꾸준한 관찰을 통해 선수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최적의 대응을 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이론적인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현장 경험을 통해 실제로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 경기 중 겪는 스트레스와 압박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론을 통해 배우는 것 이상으로,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심리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선수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지, 그들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책 속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팀 및 선수 대상 상담 현장 참여를 통해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배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목표 의식을 가지고 묵묵히 연구를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박사 과정 이후 시간강사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20년 동안 스포츠 심리학 연구에 매달리며 꾸준히 논문을 쓰고, 책을 집필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7년간의 무직 생활을 이어가고, 방학이 되면 집에 쌀이 떨어지는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지만, 몸부림을 치지 않고 제가 가진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갔습니다. 힘든 시기는 반드시 끝지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몸을 낮추고 묵묵히 스포츠 심리학자를 향해 나아간다면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시기가 곧이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터플리 대표/인하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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